
한 남자가 모자를 사러 상점에 들어오자 모자 장수는 손님을 반긴다. 그런데 이 손님, 머리 사이즈를 묻자 “내 사이즈는 55인데 모자는 60을 달라”고 한다. 모자 장수는 “사이즈에 맞는 모자를 사야지 왜 큰 걸 사느냐”고 되물으며 ‘큰 머리 사이즈’를 감추고 싶은 손님의 속내를 알아채지 못한다. 모자 장수는 눈치 없이 캐묻고, 손님은 자존심을 세우며 두 사람의 사소한 말다툼이 점점 심각해진다. 그런데 이 남자, 검은 롱코트 차림에 올백 머리를 하고 이북 말투를 쓰고 있다. 이 말다툼은 언제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어느 ‘회담’을 연상케 한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지난달 28일 개막한 서울시극단의 2025년 첫 연극 ‘코믹’의 한 에피소드(모자 사러 왔습네다)다. 연극은 이 밖에도 잃어버린 안경을 찾으려다 계속해서 말꼬리만 잡는 노부부(내 안경 어데 갔노), 빈 새장을 가져와 놓고 새를 기재한 영수증이 증거라고 우기는 새 장수(새 장수), 회사로 온 문의 전화를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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