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 불꽃의 생명력[내가 만난 명문장/유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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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혜 작성일24-12-22 23:25 조회16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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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불의 새란다.” ―가스통 바슐라르 ‘촛불의 미학’ 중나는 때때로 몽상에 빠진다. 일에 쫓겨 걸음을 서두르다가도 문득 멈춘다. 그러곤 실속 없는 몽상에 빠져 잠시간 거기 없다. 정확하게는, 몽상에 빠진다기보다는 몽상에 들린다. 지표면과 맞닿은 발바닥이 위로 떠오른다. 눈동자의 방향이 나의 내부를 향하여 열리면 눈앞의 장면들은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 시간은 아마도 시가 되는 시간. 현실을 밀고 들어오는 몽상의 이미지에 내맡겨지는 것으로, 우리는 깨어 있을 때도 꿈꿀 수 있다. 시에서 꿈을 빼앗는 일은 시인에게서 심장을 빼앗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12월 3일 기습적인 불법 계엄 선포로 ‘상상은 자유’라는 상투어가 틀렸음을 몸소 알게 되었다. 계엄 포고령은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내용과 위반자 “처단”을 예고하고 있었다. 언어를 통제한다는 의미다. “선량한 일반 국민들”이라는 말의 이면에 ‘선량함’과 ‘일반’에 대한 주도적인 판별 의지가 드러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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