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 후에도 걱정은 끝나지 않는다. 돈과 건강, 자식 등 걱정하는 분야만 다를 뿐 많은 퇴직자들이 여전히 인생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진 채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김 부장님의 고민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나는 요양병원에서 김 부장님을 알게 됐다. 그는 내 어머니와 같은 병실에 계신 어르신 한 분의 보호자였다. 처음에는 싸 온 간식을 조금씩 나누는 정도였다가 어느덧 긴 얘기를 하는 사이가 되었다. 퇴직자라는 공통점이 마음의 거리를 좁힌 듯했다. 한참 만에 털어놓는 그의 속사정은 이러했다. 김 부장님은 오랜 기간 몸담았던 회사에서 3년 전 희망퇴직을 했다.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터라 신입사원 시절부터 회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퇴직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는 퇴직 후 곧바로 작은 공장의 관리부장 자리를 얻어 새 삶을 꿈꿀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김 부장님은 ‘떠올리기조차 싫은 기억’이라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 악몽은 너무도 순식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기계가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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