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 달과 인간[이준식의 한시 한 수]〈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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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혜 작성일24-12-19 23:07 조회17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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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강 건너고 누각 지나노니 닿는 곳마다 환한 세상.사람과 계수나무를 품은 채 아득히 멀리서도 맑은 기운 그득하지.갓 돋아오를 때나 이지러질 즈음이면 공연히 슬퍼들 하지만,둥글 때라고 꼭 우리에게 정감을 갖는 건 아니라네.(過水穿樓觸處明, 藏人帶樹遠含淸. 初生欲缺虛惆愴, 未必圓時即有情.)―‘달(월·月)’ 이상은(李商隱·812∼858)물 위든 누각이든 그 손길이 닿은 곳이라면 어디든 온통 환하게 빛나는 오묘한 달빛 세례. 그에 더하여 달 속에는 선녀 항아(姮娥)가 숨어 있고 계수나무가 자라고 있다. 아득히 먼 곳에서 맑디맑은 기운을 보내니 그 신비감은 더한층 고조된다. 하나 달은 홀로 오연(傲然)히 무한의 세월을 지나왔을 뿐, 인간 세상과는 무연(無緣)하다고 시인은 말한다. 초승달이나 이지러진 하현달이 풍만함을 잃었노라 슬퍼하는 인간을 시인은 냉소한다. 얼토당토않은 감정이입이라 치부한다. ‘둥글 때라고 꼭 우리에게 정감을 갖는 건 아니라네.’ 이 한마디에 인간의 가여운 짝사랑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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